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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5 [홍준철 칼럼] 지휘자의 고집 2
  2. 2009.05.01 소프라노 4월의 NEWS 1
  3. 2009.04.29 [단신] 여자의 변신은 무죄? 1
  4. 2009.04.24 신입단원을 소개합니다! 1
  5. 2009.04.24 작곡가 강은수의 즐거운 편지 1
  6. 2009.04.24 기획팀? 그게 뭥미? 1
  7. 2009.04.21 Errata
  8. 2009.04.21 Salem Messe / 강은수 곡 2

1964년



내가 7살 때의 일이다. 젊은 부부가 주인으로 있는 미아리 산동네 집에 대전에서 올라와 세를 살 때인데, 경상도 출신 주인집 부부에게는 갓난 딸이 하나 있었고 당시에 귀하다는 흑백 TV, 전화기가 있었다. 네 식구 우리 집은 어린 내가 보아도 심하게 가난했다. 살림살이는 보잘 것이 없었고 그 잘난 가문이나 혈통은 전쟁 통에 모두 날아간 뒤였다. 지나친 가난은 궁색한 천민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족풍의 주인집 젊은 아주머니는 나를 좋아했다. 이제 막 태어난 자기 딸을 보여 주며 ‘준철아, 우리 딸 잘 키워 니 주꼬마! 야와 꼭 장가가야 칸데이’를 노래처럼 하신 분이다. 나는 언제나 ‘싫어요! 한 살짜리하고 어떻게 살아요?’ 하고 심술을 부렸다. 아들이 없었던 그 부부는 유독 나를 예뻐했고 몰래 과자를 주기도 했으며 ’보난자‘라는 서부영화를 할 때면 큰 마루에 나를 앉히고 보게 해 주었다.

사건은 초등학교 입학을 얼마 앞둔 겨울날에 일어났다. 주인집 아주머니는 우리 엄마에게 내게 입학식 때 입을 옷을 하나 사주라고 내가 보는 앞에서 돈을 준 일이 있었다. 우리 엄마는 그 돈으로 두 벌을 사서 형과 나를 입혔다. 나만 사줘도 될 텐데, 큰아들이라고 형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간 것이었고, 그 사실을 잘 아는 나에게는 오기가 치밀었다. 3년 전 형이 초등학교 들어갈 때는 형에게만 옷을 사주고, 주인집 아주머니가 나를 위해 준 돈으로는 왜 형에게까지 옷을 사준단 말인가? 더구나 내 옷보다 형의 옷이 훨씬 좋고 비싸지 않던가? 심사가 뒤틀린 나는 아침에 옷을 입고 나자 설매 타러 가자고 형을 꼬드겼다. 산동네 언덕에는 눈이 오고 난 후라서 미끄럼 타기에 안성맞춤이었고, 나는 형과 함께 오전 내내 그 얼음언덕에서 미끄럼을 타며 형의 옷을 더럽히려고 갖은 머리를 다 굴렸다.

점심때가 되어 집에 돌아갈 때는 형과 내가 입은 옷은 이미 새 옷이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둘 다 엄마한데 죽도록 맞았다. 귀하게 산 새 옷을 더럽혔으니 화가 나기도 하셨을 것이다. 나는 같이 혼나면서도 짐짓 고소해했다. ‘거봐라 나만 사줬으면 이런 일 없지 않았느냐’는 논리였다.

엄마는 화가 덜 풀렸는지 둘 다 홀딱 벋기고 마당 펌프 꼭지 주변에 물이 얼은 곳에 둘을 맨발로 벌을 서게 했다. 차가운 얼음이 발바닥에 닿으니 시리기보다는 아팠다. 형은 발을 동동 구르고 손을 싹싹 비비며 ‘ 엄니 잘못 했시유. 한번만 용서해 주시유!!’ 하며 빌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갑자기 나만의 컨셉을 빼앗기고 말았다. 내가 먼저 빌어서 나만 방에 들어가고 형은 남게 해야 하는데 이게 거꾸로 된 것이다. 같이 빌 수는 없는 일이었다. 형과는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하는 나로서는 말없이 벌을 받는 길이 엄마한데 잘 보이는 길이라 판단되어 덜덜 떨면서도 그대로 얼음위에서 벌을 달게 받았다. 하지만 나의 계산은 빗나갔다. 5분쯤 지나자 엄마는 문을 덜컹 열더니 ‘준권이는 들어오고 준철이는 그냥 서있어라!! 독한 노무 쌔키...!! ’ ...

합창 지휘자를 위하여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지은이 홍준철 (예솔,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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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한 형은 면죄부를 받고 나만 독한 놈이 되어 얼음판에 남았다. ‘ 이게 말이 되? 옷을 똑같이 사준 것도 불공평한데 벌을 열심히 받는 나는 놔두고 알랑방귀 뀐 형만 살려주다니....하지만 어떻게 하나... 정답을 알았으니 지금이라도 빌어? 아니면 여기서 얼어 죽어? ’....

내 발밑의 얼음은 이미 다 녹았다. 유난히 발에 열이 많은 나는 얼음을 녹이고 미지근해진 물에 있었으니 발은 시렵지 않았지만 추위를 많이 타는 맨몸은 역시 괴로웠다.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작은 어깨를 움츠리고 초라한 모습으로 그렇게 울고만 있었다. 억울했다....... 엄마가 미웠다....... 그런 엄마에게 복수하는 것은 참는 길뿐이다. 내가 여기서 떨고 있는 게 엄마도 편치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방문이 열렸다.

‘ 너 잘못 했어 안했어?’

‘...........................’ 

‘저 독한 노무 쌔키가... 그래도 잘못했다고 안 비네!!....’

‘..................................’ 

나는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도무지 잘못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한마디면 구원을 받을 텐데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억울함이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거기서 얼어 죽어!! ’

방문은 다시 닫혔다. 엄마도 울고 계셨다. 나는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했다.

‘어...엄 ... ..니............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몸은 점점 감각이 없어지고 있었다.

이때 주인집 마루문이 열리고 아주머니가 울면서 뛰어 나왔다.

‘ 아이고마 머스마들이 다 그렇지 ... 그렇다고 귀한 알 죽일라 카네 !! ’

그 아주머니는 담요로 나를 싸서 달랑 안고 주인집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주머니는 나를 꼭 안고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나도 울었음에도 아주머니에게서 나는 향긋한 냄새가 좋았다. 우리 엄마에게서는 한 번도 나지 않았던 향기로움. 그게 화장품 냄새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는 그 아주머니 몸에서 나는 향기인줄만 알았다.

‘ 아! 이 아줌마가 나의 엄마였으면 좋겠다. 가난과 무식이 찌든 우리 엄마에 비하면 이 아주머니는 천사와 다름없지 않은가? ’ 따듯한 물을 먹이고 아랫목에 나를 누이고 내 볼에 자신의 볼을 대고 하염없이 울기만 하였다.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이 아주머니 첫아들이 2년 전에 병으로 죽었다한다.) 

이후 주인집 아주머니와 우리 엄마는 모종의 배팅(아마 집세)을 하였고 나는 엄마에게 가중처벌을 받지 않고 집으로 돌아 올수 있었다. 이 천사 아주머니가 정릉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을 때도 나를 데려가 키우겠다고 했지만 질긴 핏줄의 연을 끊을 수 없었던지 나는 죽어도 싫다고만 했다.......

2009년 

지휘를 하면서 나는 지금도 고집을 피운다. 지천명이 되었건만 음악에 관한 고집은 그 껍질부터 알맹이까지 더 견고해지기만 한다.

지휘자는 무색무취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골고루 평안을 주지 못한다. 당근 자기주장이 강하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울리는 음악(Inner hearing)이 지금 이 자리에서 펼쳐지지 않으면, 그 간극이 크면 클수록 미쳐서 길길이 뛴다. 정답을 가르쳐 줘도 학생이 오답만 찍으면 머리통 터지면서 돌듯이 자신이 원하지 않은 음악이 현실 속에서 울리면 역시 미친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른다. ‘ 저 인간 왜 저래? 왜 저만 잘났다고 난리 브루스야?.’라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지휘자는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더 큰 독선적 행동을 수반한다. B. Walter는 ‘ 강철 같은 자기주장을 하는 사람이 지휘자이다’라고 하였거니와 나는 어느 면에서 지휘는 ‘ 사람의 영역을 벗어난 작업이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모차르트가 성인이 되어서도 큰소리가 나면 자주 울었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를 정서적으로 ‘미쳐간다’라고 판단하였지만 우주 저 끝으로부터 울려오는 음악을 듣는 그로서는,  그 예민한 귀로서는 의미 없는 큰소리가 참을 수 없는 흉기가 된 것이 분명하다.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는 지휘자.......타인에 대해서든, 자신에 대해서든 너그럽지 못한 지휘자....... 이것만으로도 힘겨운 십자가를 짊어진 존재에 다름 아니다. 음악을 하는 한,  더 나은 소리를 위해 그 고집을 관철시키기 위해 살인적 인내를 하고 있는 지휘자.......

그래서 나는 가끔 내가 가엽다.

7살 때의 나처럼.......

Posted by 공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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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몸으로도 열심히 연습에 참여해주셨던 소프라노 황지영님. 출산이 임박하여 한 달 후 돌아오시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잠시 떠나셨지요. 그래서 3월 17일 연습이 끝나고 대성당 근처 AMOKKA에서 지영님의 순산을 위한 소프라노 파트 모임이 있었습니다.

 

원래 출산예정일은 4월 12일이었지만 아기가 뱃속에서 음악이 있는 마을 연습 날을 잊지 않았나봅니다. 예정일보다 이틀 늦게, 연습이 있던 4월 14일 11시 59분에 태어났으니까요.  돌비 디지털 5.0 서라운드 저리가라 할만큼 화려하게 옆에서 태교음악을 들려준 덕분이겠지요?^^

3.4kg에 53cm의 장신(?!) 훈남으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은 신승호입니다. 궁금하셨죠? 짜잔~~


황지영님이 무엇보다 여러분들에게 빨리 소식을 전하고 싶었지만 산후조리원에서 어제(4월 29일)퇴원하셨고 아직은 아기보기에 정신이 없으시대요. 전화를 드렸을 때도 승호가 엄마를 잠시도 빼앗기기 싫어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 대신 황지영님이 단원들에게 남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여러분께서 걱정해주신 덕분에 승호를 큰 어려움 없이 잘 출산하였습니다. 아직 초보엄마라서 서툴고 적응하느라 힘이 들지만 몸 조리 잘해서 복귀하겠습니다.

몸이 힘든 가운데도 혹시 새로운 곡을 연습했는지, 진도까지 걱정하셨답니다. 역시 소프라노 만만세!!! 라고 외쳐봅니다^^

엄마라는 이름 하나를 더 얻고 돌아오시는 황지영님, 승호와 함께 건강하게 몸조리하시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말: 승호에게 자장가를 추천합니다. 연습 겸 불러주셔도 좋겠지요?^^ "승호야 간밤에 무슨 꿈을 꾸었니 예쁜 네 얼굴에 햇 님이 보인다~~~" (음마/하민영)

Posted by 공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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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남자는 가을을 타고 여자는 봄을 탄다고 하였던가? 봄은 뭇여성들의 과감한 변신을 유도하곤 한다. 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에도 가히 파격적이라 불릴 만큼 과감한 변신을 한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바로 고..유..진!!! 십 수 년간 지고지순한 단발생머리를 고수하던 고유진 총무는 기존의 청순하고 가련한(?)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 총무로서 책임감 강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갖추기 위해 스스로 미용실을 찾아가 팜므파탈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과감히

AFTER

노란색 물을 들이는 한편, 뽀글뽀글 파마를 하는 대형사고를 한 건 친 것이다. 아직 주변에서의 반응은 ‘거침없이 하이킥의 나문희같다’ , ‘라이온킹에 나오는 심바같다’, ‘너무 멋진 결정이었다',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등등으로 엇갈리고 있지만, 고유진 총무는 스스로 내린 결정에 결코 후회하지 않는단다. 코리안특급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 타자들 앞에서 얕보이지 않고 강하게 보이려고 수염을 기른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봐달라는 고유진 총무의 남은 2009년 동안의 행보가 주목된다. (음마/강형준)

Posted by 공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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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매달 합창단원 한두 사람을 소개하는 글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5월에는 앞으로 음악마을 소식을 여러분들께 전달해 드릴 리포터 두 사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소프라노 하민영 단원과 알토 유혜미 단원입니다. 4월 어느날, 서울 시내 유명 레스토랑에서 이 두 사람을 만나보았습니다.

소프라노 하민영 단원

이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합창단 내에 입단의 계기가 된 '끈'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민영 단원은 언니인 소프라노 하영경 단원의 활동모습을 지켜보다가 자기도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언니가 오디션 과정에서 특별히 도움을 주지는 않았지만, 언니의 귀띔 덕에 모든 단원들이 통과의례처럼 듣고 쫄게 마련인 '지휘자의 독설'에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유혜미 단원은 이른바 '주 라인'입니다. 오르가니스트 박옥주 선생님의 제자인 유혜미 단원은, 알토의 김경희 단원이 그런 것처럼'페이지 터너', 일명 '넘순이'로서 처음 음악마을에 얼굴을 내비쳤다가 스승의 '은근한' 권유를 못이겨 마침내 합창단 단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 해에 한 명씩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주 라인' 단원들이 생겨나길 기대해 봅니다.^^)

알토 유혜미 단원

두 사람에게는 공통적인 고민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존 단원들이 자신들을 신입단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음악마을의 연주 때마다 관객으로서, 그리고 '넘순이'로서 얼굴을 내비쳤던 하민영 단원과 유혜미 단원을 기존 단원들이 마치 오래된 마을사람 대하듯 하는 것이 이 두 사람에게는 차마 무릎팍도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합창단 생활 중의 고민이라고 합니다. 

중학생일 때부터 이미 '야메'로 오르간을 배워서 교회 반주를 하던 유혜미 단원은 고등학생 때 드디어 박옥주 선생님에게서 정식으로 오르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오르간을 배워서 음대에 진학하지 않고, 공대에 진학해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는군요. 또 공연기획을 해보고 싶어서 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학을 전공하고 이러저러한 문화판에서 일도 했다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 어려보이지만 다양한 경력만큼 꽉 찬 나이의 유혜미 단원은 학위수집이 취미인지 지금 성공회대학교 대학원 교회음악과에서 계속해서 오르간을 배우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다는 하민영 단원은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각 방송사의 아나운서 모집에 지원 준비중입니다. 얼마전에 MBC뉴스데스트에서 하차한 박혜진 아나운서를 가장 좋아한다는 하민영 단원을 조만간 브라운관을 통해서 볼 수 있겠지요. 합창단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서 지방 방송국에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충성스러운 하민영 단원은 운동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예능 프로에서 전혀 날렵하지 않은 몸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하민영 아나운서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앞으로 알토와 소프라노에서 노래하는 두 사람의 아름다운 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고, 또 음악마을 소식지의 리포터로서 여러분들을 취재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음마/공진성)


Posted by 공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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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2일 수요일 저녁에 작곡가 강은수 선생님의 작곡 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세종 체임버홀에서 열렸습니다. 작년에 그곳 무대 뒷편의 좁은 대기실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모니터를 지켜보며 우리 차례를 기다리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이번엔 관객의 입장에서 마음 편하게 연주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부지런한 음마 단원들이 로비 중앙에 모여 있었습니다. 단체할인, 가족할인을 받아서 50% 할인된 가격, 거금 1만원을 주고서 입장권을 구입했습니다. "꽃보다 표", 화환을 가져오는 대신에 표를 사 달라는 강은수 선생님의 말씀에 충실한 우리 단원들과 달리, 로비에는 크고 작은 화분들이 제 각기 보낸이의 이름이 적힌 리본을 달고서 늘어서 있었습니다. 그 분들도 물론 표는 사셨겠지요? 

이미 두 차례의 식사 초대로 친근감마저 느껴지는 강은수 선생님의 부군은 손님 맞이에 바쁘셨습니다. 물론 그날의 주인공 강은수 선생님도 다국적 손님들을 맞이하시느라 분주하셨죠. 

우리 합창단에서는 20여 명의 단원들이 강은수 선생님의 곡을 듣기 위해, 그리고 7월 5일에 우리의 노래가 과연 청중에게 어떻게 들릴까 알아보기 위해 모였습니다. 

거금 2천원을 주고 산 연주회 프로그램에는 연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정보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주한독일대사의 세련된 인사말과 작품해설, 작품에 사용된 황동규 시인의 시, 독일어로 번역된 작품 가사와 내용, 화려한 출연진 소개, 강은수 선생님의 프로필과 작품목록 (그 가운데 약 10분의 1은 우리가 이미 불렀거나 부를 곡이더군요. 뿌듯~)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광고였습니다. 홍준철 선생님의 <합창지휘자를 위하여>와 갓 출간된 강은수 선생님의 <내 마음의 소리: 작곡가 박영희의 작품세계> 광고가 연주목록 옆에 실려 있었고, 우리의 7월 정기연주회 광고가 또한 한 면 가득히 실려 있었습니다. "7월, 꿈의 합창이 울린다" 

 
연주 내내 제 머리 속을 맴돌았던 생각은 '표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작곡가는 과연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 걸까? 시가 표현하고 있는 '시각 이미지'를 '청각 이미지'로 옮기고 있는 걸까? 청중이 다시 그 '청각 이미지'를 듣고서 '시각 이미지'를 떠올리기를 바랄까? 아니면 그저 청각적으로 그 어떤 것을 느끼면 충분한 걸까? 가야금 연주는 쉽게 '시각->청각->시각'화할 수 있었지만, 대금 연주는 조금 어려웠습니다. 성악곡도 한국어 성악곡과 독일어 성악곡이 드러내는 청각적 효과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외국어로 부를 때 훨씬 더 '사운드' 자체로 느껴졌다고 할까요?  

모든 사람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연주는 단연 멀리 독일 브레멘에서 단지 이 연주만을 위해서 날아온 아코디온 연주자 펠릭스 크롤이었습니다. 홍준철 선생님의 표현대로 마치 자신의 몸과 아코디온이 태어날 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온 몸으로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훈남의 조건을 모두 갖춘 헤어 크롤과 우리의 '아담한' 숙녀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시 한국에 올 계획은 없는지 물었더니 아코디온 연주자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대답하더군요. 프로 연주자의 포스가 느껴졌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나서 우리는 모든 청중들이 강은수 선생님과 인증샷을 찍는 모습을 다 지켜보면서 강은수 선생님이 온전히 우리들만의 것이 될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날의 프로그램에 실린 정기연주회 광고를 마치 프로그램의 원래 표지인 듯 자랑스럽게 내보이며 사진 한 장, 그리고 우리를 찾아오신 강은수 선생님과는 제대로 된 표지를 내보이며 사진 한 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고전적' 레파토리 순대국과 소주로 현대음악의 팽팽한 긴장감에 지친 우리들의 신경을 달래주었습니다. (음마/공진성)

(연주와 관련해서, 그리고 강은수 선생님의 작품세계에 관해서는 다음달에 '무식해서 용감한' 인터뷰를 통해서 좀 더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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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5일, 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의 제12회 정기연주회를 준비하기 위해 올해 초에 기획팀이 구성되었습니다. 수 차례의 임시회의와 정기회의를 통해서 올 여름 정기연주회의 모습이 서서히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기획회의에 열중하고 있는 기획팀


알토의 조희승 단원이 기획팀 팀장이 되어서 팀 전체를 훌륭하게 이끌고 있습니다. 테너의 강형준 단원이 후원회원 모집 등을 담당하고 있고, 테너의 공진성 단원이 지금 여러분들이 읽고 계시는 음악마을 소식지 '악촌'의 발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총무 고유진 단원과 웹마스터 박상현 단원이 또한 기획팀에 결합해 있습니다.

신입단원 중에서도 두 사람이 '특채'되어서 기획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웹 마케팅의 귀재'로 알려져 있는 소프라노 오숙현 단원이 6월 9일로 예정된 '맛보기 공연'을 담당하고 있고, 알토의 유혜미 단원이 소식지 발행과 티켓관련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빠진 사람이 있나요? 기획팀 회의에는 물론 지휘자 홍준철 선생님과 반주자 박옥주 선생님이 참석하고 계십니다.

지난 4월 21일 화요일 저녁에도 연습 후의 지친 몸을 이끌고 비잔에 모여서 밤 늦게까지 회의에 열중했습니다. 기획팀에게 많은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음악마을 주민 여러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음마/공진성)
Posted by 공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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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ata

카테고리 없음 2009. 4. 21. 12:43

21쪽 첫째 단, 다섯째 마디: Rex coelesis -> Rex coelestis
37쪽 첫째 단, 셋째 마디: terra -> terrae
38쪽 첫째 단, 첫째 마디: nostram -> nostrum
38쪽 첫째 단, 다섯째 마디: Spiritus -> Spiritu
38쪽 둘째 단, 둘째 마디: Sancte -> Sancto
39쪽 첫째 단, 다섯째 마디: et Maria -> ex Maria
42쪽 첫째 단, 다섯째/여섯번째 마디: a motuus (motuos) -> a mortuis (mortuis)
45쪽 첫째 단, 셋째/넷째 마디: sanctoram comminionem -> sanctorum communionem
Posted by 공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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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yrie 주여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Christe eleison.
크리스테 엘레이손
그리스도여 불쌍히 여기소서.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2. Gloria 영광이

Gloria in excelsis Deo.
글로리아 인 엑췔시스 데오
높은 곳에 계신 하니님께 영광이 있을지어다.

Et in terra pax hominibus bonae voluntatis.
에트 인 테라 팍스 호미니부스 보내 볼룬타티스
그리고 땅에서는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게 평화가 있을지어다!

Laudamus te, Benedicimus te,
라우다무스 테, 베네디치무스 테
우리가 당신을 찬양합니다, 당신을 축복합니다.

Adoramus te. Glorificamus te.
아도라무스 테. 글로리피카무스 테
우리가 당신을 경배합니다, 당신께 영광을 돌립니다.

Gratias agimus tibi
그라치아스 아지무스 티비
우리가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propter magnam gloriam tuam.
프롭테르 마냠 글로리암 투암
당신의 크신 영광으로 인해 (우리가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Domine Deus, Rex coelestis,
도미네 데우스 렉스 췔레스티스
주 하나님, 하늘의 왕이시여

Deus Pater omnipotens.
데우스 파테르 옴니포텐스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Domine Fili unigenite, Jesu Christe.
도미네 필리 우니제니테 예수 크리스테
외아들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여

Domine Deus, Agnus Dei, Filius Patris.
도미네 데우스 아뉴스 데이 필리우스 파트리스
주 하나님, 하나님의 어린 양, 아버지의 아들이시여

Qui tollis peccata mundi, miserere nobis.
퀴 톨리스 페카타 문디 미제레레 노비스
세상의 죄를 지고가시는 이여, 우리를 불쌍히여기소서.
 
Qui tollis peccata mundi, suscipe deprecationem nostram.
퀴 톨리스 페카타 문디, 수쉬페 데프레카치오넴 노스트람
세상 죄를 지고가시는 이여, 우리가 간구하는 것을 들어주소서.

Qui sedes ad dexteram Patris, miserere nobis.
퀴 세데스 아드 덱스테람 파트리스, 미제레레 노비스
아버지의 오른편에 앉으신 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Quoniam tu solus sanctus. Tu solus Dominus.
쿠오니암 투 솔루스 상투스. 투 솔루스 도미누스.
당신 홀로 거룩하시기 때문에, 당신 홀로 주님이시기 때문에,

Tu solus Altissimus, Jesu Christe.
투 솔루스 알티씨무스, 예수 크리스테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 홀로 가장 높으신 분이기 때문에.

Cum Sancto Spiritu in gloria Dei Patris, Amen.
쿰 상토 스피리투 인 글로리아 데이 파트리스, 아멘. 
아버지 하나님의 영광 안에서 성령과 함께, 아멘. 


3. Credo 믿습니다

Credo in unum Deum,
크레도 인 우눔 데움,
믿습니다. 한 분이신 하나님을,

Patrem omnipotentem,
파트렘 옴니포텐템
전능하신 아버지를,

Creatorem coeli et terrae,
크레아토렘 췔리 에트 테래
하늘과 땅의 창조자를, 

Et in Jesum Christum, Filium eius unicum, Dominum nostrum.
에트 인 예숨 크리스툼, 필리움 에유스 우니쿰, 도미눔 노스트룸.
또한 믿습니다. 그의 외아들,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를.

Qui conceptus est de Spiritu Sancto
퀴 콘쳅투스 에스트 데 스피리투 상토
그는 성령에 의해서 잉태되셨고

natus ex Maria Virgine, 
나투스 엑스 마리아 비르지네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습니다.

passus sub Pontio Pilato,
파수스 숩 폰치오 필라토,
폰티우스 필라투스 치하에서 고난을 받으셨고,

crucifixus, mortuus et sepultus.
크루치픽수스, 모르투우스 에트 세풀투스.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며, 죽으시고 묻히셨습니다.

Descendit ad inferos. 
데쉔디트 아드 인페로스. 
하데스(영의 세계)에 내려가셨습니다.

Tertia die resurrexit a mortuis.
테르치아 디에 레수렉시트 아 모르투이스
셋째 날에 죽은 자들로부터 다시 일어나셨습니다.

Ascendit ad coelos,
아쉔디트 아드 췔로스
하늘로 오르사,

sedet ad dexteram Dei Patris omnipotentis.
세데트 아드 덱스테람 데이 파트리스 옴니포텐티스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우편에 앉아 계십니다.

Inde venturus est judicare vivos et mortuos.
인데 벤투루스 에스트 유디카레 비보스 에트 모르투오스
그곳으로부터 살아 있는 자들과 죽은 자들을 심판하러 오실 것입니다.

Credo in Spiritum Sanctum, Sanctam ecclesiam catholicam,
크레도 인 스피리툼 상툼, 상탐 에클레시암 카톨리캄
나는 믿습니다. 성령을, 거룩한 보편교회를,

sanctorum communionem, remissionem peccatorum,
상토룸 코무니오넴, 레미시오넴 페카토룸,
성도들의 교제를, 죄인들을 사하심을,

carnis resurrectionem et vitam aeternam. Amen.
카르니스 레수렉치오넴 에트 비탐 애테르남, 아멘
몸의 부활과 영원한 삶을, 아멘.


4. Sanctus 거룩하시도다

Sanctus, Sanctus, Sanctus Dominus Deus Sabaoth.
쌍투스, 쌍투스, 쌍투스, 도미누스 데우스 사바오트
만군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거룩, 거룩, 거룩하시도다

Pleni sunt coeli et terra gloria tua.
플레니 순트 췔리 에트 테라 글로리아 투아
하늘과 땅에 당신의 영광이 가득하도다


5. Benedictus 복되도다

Benedictus qui venit in nomine Domini.
베네딕투스 퀴 베니트 인 노미네 도미니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가 복되도다

Hosanna in excelsis, Deo.
호산나 인 엑췔시스, 데오. 
가장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께 호산나.

Benedictus qui venit in nomine Domini.
베네딕투스 퀴 베니트 인 노미네 도미니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가 복되도다


6. Agnus Dei 하나님의 어린양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아뉴스 데이 퀴 톨리스 페카타 문디
세상의 죄를 짊어지신 하나님의 어린 양

miserere nobis.
미제레레 노비스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아뉴스 데이 퀴 톨리스 페카타 문디
세상의 죄를 짊어지신 하나님의 어린 양

dona nobis pacem.
도나 노비스 파췝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Posted by 공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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