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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1 [이건용 칼럼] 음악을 알면


언제나 인자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음마의 음악진분들은 모두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계시지요!) 전문가의 귀로 듣는 소리는 좀 아쉬울 듯 한데, 마음으로 들으시는지 항상 좋다고 하십니다. 

소식지를 기획하면서 음악진 분들의 말씀을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했습니다! 
음악이있는마을 단원이기에 가능했습니다! (무조건 요청하기!)

음악이있는마을의 음악감독님이신 이건용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오숙현



음악을 알면 - 이건용 (작곡가, 음악이있는마을 음악감독)
 


음악을 아는 사람들은 슬픔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 무슨 특별히 슬픈 일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막연한 슬픔이랄까요? 모차르트의 느린 2악장을 들으면 느껴지는 무엇,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들으면 상기되는 무엇, 그것을 슬픔이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막연한 슬픔이 이라는 거지요. 우리는 실제 생활에서는 슬픈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음악에서의 슬픔은 너무나 좋습니다. 오히려 행복하지요.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해 하는 것,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슬픔을 모르는 사람은 음악을 들을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삶을 조용히 음미해 보면 그려내는 것이지요.

 

음악을 아는 사람들은 삶의 약동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 약동도 이유가 없습니다. 슬픔과 더불어 삶의 본질적인 모습 중의 하나입니다. 봄에 꽃이 피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어떤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가슴이 뛰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무수히 많은 곤충과 짐승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낳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다만 살아있는 것이니까 삶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음악에는 그러한 힘이 있습니다. 음악은 시작하고, 자라고, 커지고, 작아지고, 다시 커지고, 높아지고, 폭발하고, 낮아지고, 낮아듭니다. 이유가 있습니까? 음악은 원래 그런 것입니다. 그러려고 음악을 만드는 것입니다. 음악에는 삶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음악을 아는 사람은 균형을 압니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일년 열두달 계속되지는 않습니다. 항상 폭풍이 불지도 않습니다. 들판에는 무수히 많은 꽃들이 핍니다. 개망초만 피는 것 같다가도 또 언제 보면 달맞이꽃이 사방에 고개를 들고 또 좀 지나면 억새가 눈부시게 피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것은, 혹은 자연스러운 것은 지나치지 않습니다. 벚꽃이 아무리 좋아도 며칠 내에 집니다. 그리고 온 천지에 벚꽃만 있다면 그것 역시 지겨운 일일 것입니다. 음악의 기술은 균형의 기술입니다. 크게 하고 싶으면 먼저 작은 것을 취해야 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감추어 두어야 합니다. 반복이 잦아지면 의미가 적어집니다. 이따금 균형 자체도 깨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균형 자체도 지나치면 안되니까요.

 

특히 합창은 균형의 연습입니다. 자신의 목소리가 한 파트 안에서 적당히 자리잡아야 합니다. 커도 안되고 작아도 안됩니다. 낮아도 안되고 높아도 안됩니다. 그렇게 모인 한 파트의 소리가 다른 파트와 섞입니다. 그 섞임이 조화로워야 합니다. 어떤 때는 베이스가 더 잘 들려야 하고 어떤 때는 소프라노가 살아야 합니다. 소프라노가 바쁠 때 다른 파트는 적당히 물러서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하고 또 때로는 대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시시각각 변해가며 음악이 만들어집니다. 그 균형의 세부사항을 일일이 다 밝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무수한 균형 속에서 우리는 음악을 듣고 만듭니다.

 

<음악이있는마을>에서 산다는 것은 그런 환경 속에서 산다는 뜻입니다. 삶의 슬픔과 약동을 알며 그 안에서 균형을 체험하고 몸소 이루면서 산다는 뜻입니다.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여러분과 같이 하는 이 마을의 삶이 행복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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